토카이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헝가리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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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카이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헝가리 와인

Hungarian BOR Camp Korea 2026에 다녀와서

2026년 6월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 동안 Hungarian BOR Camp Korea에 다녀왔습니다.

헝가리와인협회 Wines of Hungary와 아시아 와인 마케팅 에이전시 님블리티(Nimbility)가 함께 진행한 헝가리 와인 집중 교육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헝가리 와인이라면 토카이 정도를 조금 더 깊게 배우는 시간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참여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넓고, 훨씬 현재적인 와인 산지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헝가리어로 와인을 뜻하는 말이 Bor라고 합니다. 그래서 Hungarian BOR Camp라는 이름도 단순히 멋을 낸 표현이 아니라, 헝가리 와인 자체를 이야기하는 이름처럼 느껴졌습니다. Wines of Hungary가 한국에서 헝가리 와인의 문화, 다양성, 스타일을 알리기 위해 님블리티와 함께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행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었습니다.

토카이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헝가리 와인

이번 행사에는 특별히 팔 로쿠스팔비(Pál Rókusfalvy)도 함께했습니다. 그는 헝가리의 국가 와인마케팅을 총괄하는 정부 커미셔너로, ‘Wines of Hungary’ 브랜드와 국가 와인마케팅 전략을 이끌며 헝가리 와인의 해외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한국 역시 헝가리가 주목하는 아시아 핵심 시장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고, 실제로 헝가리 와인 쪽에서는 한국과 중국을 중요한 성장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 그랜드 롯데 서울에서 소믈리에로 일하다 보면 손님들이 늘 익숙한 와인만 찾는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와인을 고르시는 분들도 많지만, 어느 순간에는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오늘은 조금 새로운 와인 없을까요?”

그럴 때 헝가리 와인은 꽤 좋은 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어렵지 않게 말하면, 헝가리 와인은 산도가 좋고, 음식과 잘 맞고, 품종과 산지의 개성이 분명한 와인입니다.

물론 헝가리 와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토카이(Tokaj)입니다.

특히 토카이 아수는 세계적인 디저트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꿀, 살구, 말린 과일, 귀부향, 그리고 단맛을 받쳐주는 산도. 잘 만든 토카이는 단순히 “달다”로 끝나지 않고, 입안에서 균형이 오래 남습니다.

하지만 이번 캠프에서 다시 느낀 건 헝가리를 토카이 아수 하나로만 설명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점이었습니다.

푸르민트(Furmint)는 산도와 미네랄이 또렷하고, 하르슐레벨뤼(Hárslevelű)는 조금 더 향긋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줍니다. 레드 품종인 케크프랑코시(Kékfrankos)는 산뜻한 산미와 붉은 과실감이 좋아서 한국 음식과도 생각보다 잘 맞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행사에서 좋았던 부분은 단순히 와인을 마셔보는 자리가 아니라, 헝가리 와인이 지금 어떤 방향으로 해외 시장에 소개되고 있는지 함께 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Wines of Hungary와 님블리티가 한국 시장에서 교육, 마스터클래스, 트레이드 테이스팅, 소비자 경험 행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토카이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헝가리 와인

그리고 이번 캠프를 마치고 Wines of Hungary Certificate도 받았습니다.

수료증 하나가 대단한 자랑거리라기보다, 이제 헝가리 와인을 손님께 조금 더 책임감 있게 설명할 수 있겠다는 의미로 느껴졌습니다. 와인은 결국 마시는 사람에게 잘 전달되어야 하고, 소믈리에의 역할은 그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함께 소개하고 싶은 와인이 하나 있습니다.

토카이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헝가리 와인

사진 속 와인은 Juliet Victor Tokaji Édes Szamorodni 2017입니다.

Édes는 헝가리어로 달콤하다는 뜻이고, Szamorodni는 토카이의 전통적인 와인 스타일 중 하나입니다. 토카이 아수처럼 귀부 포도만 따로 선별해서 만드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건강한 포도와 귀부균의 영향을 받은 포도가 섞인 송이를 함께 사용해 만드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달콤하지만 너무 무겁게만 가지 않고, 산도와 과실감이 같이 살아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와인은 꿀, 살구, 망고 같은 노란 과일 향이 먼저 떠오르고, 뒤쪽에는 생강이나 향신료 같은 느낌도 살짝 있습니다. 단맛은 분명하지만 산도가 중심을 잡아줘서 끝이 답답하지 않습니다. 달콤하지만 촌스럽지 않고, 진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와인입니다.

실제로 Juliet Victor Tokaji Szamorodni 2017은 Decanter에서 97점을 받은 와인으로, 잘 익은 망고, 꽃향, 스파이스, 꿀, 깨끗한 귀부향, 좋은 산도와 긴 여운이 언급된 바 있습니다.

이런 와인은 꼭 디저트에만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블루치즈, 하몽, 드라이 햄, 간이 있는 치즈 플레이트처럼 짭짤한 음식과도 좋습니다. 단맛이 있는 와인은 단 음식과만 맞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오히려 짠맛이나 감칠맛이 있는 음식과 만났을 때 훨씬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Hungarian BOR Camp Korea는 제게 헝가리 와인을 다시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토카이의 깊이, 푸르민트의 산도, 케크프랑코시의 가능성, 그리고 헝가리 정부와 Wines of Hungary가 이 와인들을 어떻게 세계 시장에 알리고 있는지까지 한 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토카이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헝가리 와인

아직 한국에서는 헝가리 와인이 아주 익숙한 카테고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재미있습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새롭고, 새롭지만 품질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와인을 오래 마시다 보면 결국 기억에 남는 건 유명한 이름보다도, 잔 안에서 새롭게 발견한 순간입니다.

토카이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헝가리 와인

이번 헝가리 와인 캠프가 저에게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토카이만 알고 있었다면, 이제는 푸르민트도, 하르슐레벨뤼도, 케크프랑코시도 한 번쯤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맛있고, 생각보다 훨씬 음식과 잘 맞습니다.

토카이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헝가리 와인

이번 캠프를 통해 헝가리 와인은 저에게 조금 더 가까운 와인이 되었습니다.

낯설지만 어렵지 않고, 달콤하지만 가볍지 않으며, 조용하지만 분명한 개성을 가진 와인.

그게 제가 이번에 만난 헝가리 와인의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더 그랜드 롯데 서울 박힘찬 소믈리에

네이버 블로그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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